결론부터 말하면, 저는 한 달 넘게 '문장을 더 잘 쓰는 것'이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. 실제 문제는 누구한테 말하는지를 못 정한 것이었고, 그걸 깨닫기까지 광고비 포함해서 꽤 날렸습니다. 카피를 갈아엎어도 반응이 안 올랐던 분이라면, 저랑 비슷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.
1. 뭘 고쳐도 안 되던 한 달 — 그때 제가 본 것들
운영하는 건 소규모 홈베이킹 클래스입니다. 오프라인 원데이클래스 위주고, 인스타그램이랑 네이버 블로그로 유입을 끌어오는 구조입니다. 월 광고비는 메타 광고 기준으로 30만 원 안팎이었습니다.
처음에는 카피가 '예쁘지 않아서'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. 그래서 문장을 계속 다듬었습니다. '감성적인 나만의 베이킹 시간'에서 '초보도 완성하는 원데이클래스'로 바꿨다가, 또 '선물하기 좋은 쿠키 클래스'로 바꿨다가. 2주 동안 거의 매주 바꿨는데 클릭률이나 DM 문의 수는 거의 그대로였습니다.
나중에 메타 광고 어드밴티지+ 소재 데이터를 좀 더 들여다봤더니, 클릭한 연령대 분포가 생각보다 넓게 퍼져 있었습니다. 2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거의 고르게 들어오고 있었고, 저는 그 사람들한테 전부 같은 카피로 말하고 있었던 겁니다.
2. 타깃을 좁힌 다음에야 카피가 달라진 지점
광고 타깃 자체를 바꿔보기로 했습니다. 막연하게 '베이킹에 관심 있는 사람'이 아니라, '선물 줄 거 만들고 싶은 30대 직장인 여성'으로 하나 잡아봤습니다. 이건 제 수강생 중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유형이기도 했습니다.
타깃이 하나로 좁혀지니까 카피가 훨씬 빨리 나왔습니다. '내가 직접 만든 거 선물하고 싶을 때'라는 문장이 나왔는데, 이게 이전 문장들이랑 무게감이 달랐습니다. 이전엔 클래스 자체를 설명하는 문장이었다면, 이건 그 사람이 이 클래스를 찾게 된 이유에 가까운 문장이었습니다.
메타 광고에서 이 카피로 돌렸을 때 CTR이 이전 소재 대비 눈에 띄게 올랐고, DM 문의도 2주 사이에 체감상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. 다만 이게 타깃을 바꿔서인지 카피를 바꿔서인지는 솔직히 분리해서 보기가 어렵습니다. 둘을 동시에 바꿨거든요.
3. 카피보다 먼저 정해야 했던 것 — 맥락
이 과정에서 하나 더 알게 된 게 있습니다. 같은 카피라도 어디에 붙이느냐에 따라 반응이 달랐다는 겁니다.
인스타 피드에 올렸을 때 반응이 없던 문장이, 스토리에 올렸을 때는 DM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. 반대도 있었고요. 제가 초반에 카피만 계속 갈아엎은 건, 맥락을 고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장만 바꾼 거였습니다.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는 실험을 한 달 동안 하고 있었던 셈입니다.
지금은 피드용, 스토리용, 블로그 유입용 카피를 따로 씁니다. 내용이 달라지는 건 아니고, 문장의 길이와 호흡이 달라집니다. 피드는 첫 줄 한 문장 안에 끝내야 하고, 스토리는 말 걸듯이 짧게 쪼개는 게 제 경우엔 더 잘 됐습니다.
4. 이건 안 통했습니다
한 달 헤매는 동안 '카피 레퍼런스 모으기'를 열심히 했는데, 이게 생각보다 별로 안 됐습니다.
잘 된다는 카피들을 캡처해서 모아두고, 그 구조를 분석해서 비슷하게 썼습니다. '000이 되고 싶다면', '당신이 몰랐던 000' 같은 틀들이요. 근데 막상 제 클래스에 붙이니까 어색했습니다. 글은 매끄러운데 제가 봐도 제 것 같지 않은 느낌이랄까. 수강생 분들한테도 '뭔가 다른 데서 본 것 같다'는 말을 들었습니다.
레퍼런스 수집이 완전히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, 저는 그걸 '가져다 쓰는 용도'로 쓰고 있었던 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. 지금은 레퍼런스를 보더라도 구조만 참고하고, 실제 수강생이 저한테 보낸 후기 문자나 DM에서 그대로 가져온 표현을 쓰는 게 훨씬 자연스럽게 붙습니다.
카피를 바꾸기 전에, 누구한테 하는 말인지부터 한 줄로 써보는 게 맞는 순서였습니다.
이 게시판의 다른 글
댓글 0
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.
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해주세요.